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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무엇이었나요? 썩 즐거워 보였는데!"

아덴 겐그레아 론다커 (Eden Cenchreae Rhonddacy)
24세 | Male | 171cm | 뮤지컬 배우

*@injung_CM님의 커미션입니다.

외관

아덴, 그는 언제나 자기 과신에 차 있었다! 증명을 위해 그의 많은 부분을 뜯어볼 필요도 없을 것은,

당당한 어깨 위로 치켜 올라간 입꼬리며 곧은 시선 앞에서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자 누가 있을까?

조금 쳐든 턱 끝 역시 그를 입증하는 요소 중 일부였다. 혹자는 그 모습을 형형하리만치 시퍼런 장미와 같노라 했다.

혹은 유능함을 연기하는 배우이겠지! 기대에 부응하듯, 은세공 장식이 붙은 지팡이 끝을 가볍게 쥔 채 옮기는 걸음걸이는 절룩대었으나, 그마저도 어딘가 귀족적이었고, 연극 풍의 몸짓이었다.

 그런데도 아덴의 행동거지는 눈에 교만함으로 비취지 않는다.

이는 순전 그의 꾸밈새를 이유로, 벨트 라펠을 단 진남색 영국식 정장과 흰 하부타에 비단 장갑 덕분이었다.

이런 차림을 한 인간을 볼 때 흔히들 예상하는 품행이니 요구되는 규범. 아덴은 정도를 넘지 않았다. 

그가 멀쑥한 정장 차림에서 흐트러질 일은 없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색을 단조롭게 했다!

스탠딩 카라에 정갈히 맨 민무늬 넥타이, 작은 단추 여섯 개가 달린 조끼, 허리를 따라 재봉선이 강하게 들어간 재킷,

접힘과 구김살 하나 없는 바짓단 모두가 밤의 달뜬 하늘색을 따른다.

그 사이 어깨에 가볍게 걸친 프렌치 코트와 캡 토 부츠 또한 잿빛과 진한 갈색이니,

각각의 색은 푸른 빛으로 균형을 갖출지언정 개성을 띄지 못한다.

 그러나 이 일률적인 외관을 만든 요점은 아덴 자신의 색조 역시 푸르르단 것일 테다.

애초 옅은 색채를 타고 난 것인지, 핏기없는 얼굴 위로 청회색 머리카락들이 자연스럽게 구불거리며 흘렀다.

뒷머리는 가슴께까지 길게 길러 땋아 내렸고, 앞머리는 이마 가운데서 가볍게 가르마를 타 넘겼으나 눈을 조금 덮는다. 번듯한 모양새다. 다만 개중 잔 가닥만큼은 사람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의 단정함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일탈이다.

 그보다 아래로 내려가 보면, 조금 각지고 작은 얼굴과 올라간 눈초리가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짙은 쌍꺼풀이며 죽 뻗은 속눈썹에 파묻힌 안구 역시 선명한 밤의 청색이다.

가만히 들여다 본 아덴의 눈은 퍽 반짝이는 부류일 것이다. 참으로 밤이란 이름에 걸맞노라 할 수 있겠다. 

작은 은하작교를 앙금으로, 파아란 안구 속을 별들 무리가 둥글게 감싸다, 풀어진다. 

그렇게 적당한 곳에 적당히 놓인 이목구비가 내보이는 표정은 풍부했다. 

잘 다듬은 눈썹이 때때로 높낮이를 바꾸면 그에 따라 눈이 커지거나 입이 벌어지거나 하는 식이다.

 반면, 아덴의 손발은 큰 축에 속한다. 두 손을 모아 펼치면 제 얼굴 덮기는 금방이다.

이것이야 그의 얼굴이 원체 작으므로 크게 와닿지는 않겠지만, 발을 보면 금세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평균보다 조금 못 미치는 키를 가진 이가 맞는 신발 크기가 없어 주문 제작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지팡이 손잡이 부분 모양

성격

……사나운 개의 콧등은 아물 틈이 없다 한다. 아덴의 콧등은 강한 호기심이다.

언제나 작은 일 하날 그냥 흘려보내지 못해 안달이었다.

상대가 아무리 귀찮은 기색을 보인들, 다정한 투로, '나는 궁금하니 네 답을 들어야겠다.'라며 너스레를 떨곤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절반 어치의 성은 풀린 셈이다. 나머지를 충족하기 위해선 그리 안 것에 옳거나 그르다는 결론을 내리면 된다. 우스운 부분은 모든 결론의 잣대가 자신이라는 점이다.

아덴, 그는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고 의심도 받지 않은 채 자란 이들이 흔히 보이는 단점을 가졌다. 

자신을 맹신하는 경향이 너무나도 강했던 것이다! 우리는 바로 여기서 그의 유별난 자신감을 엿본다.

그는 언제나 쾌활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저를 향해 과도한 사랑과 찬사를 보내곤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채 살아가는 강아지. 꼭 그런 꼴이다. 

 각설하자. 바로 그래서 아덴은 다른 무언갈 사랑하는 법을 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읊는 고백은 그야말로 허언이겠으나,

아덴은 진정으로 세상과 그 안에 속한 모든 것을 사랑했다. 언제나 세상만물의 천연색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오후 여섯 시 경의 어스름에 뻗어보는 손, 아직 이른 봄날 채 녹지 못한 얼음의 위로 흐드러지는 빛무리,

몰려오는 폭풍이 보낸 비의 전령을 시작으로 사람이 지어 보일 수 있는 감정의 표현들,

그들이 지닌 어두운 일면마저 모두 있는 그대로……. 그에게 인생은 끊이지 않는 희극이었다.

 따라서 개인과 개인으로 만난 아덴은 썩 나쁘지 않다. 제 관객에게 배우로써 다정하며 상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당신을 예의를 갖춰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당신의 우울한 기분을 미덥게 여기지 않을 이유란 없다!

그가 찬미하는 대상은 확고하다. 물론 그 극적인 성미로 당신에게 향할 말은 입에 발린 위로가 전부이겠지만,

적어도 제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도가니 위로 던지는 것에 망설임은 없을 테다. 사랑을 숭배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만히 그를 보고 있노람, 꼭 여느 무대를 감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

기타

……이상은 그의 위인전 일부에 적힌 내용이다. 말짱히 산 몸임에도 위인전이 있다!

 

1. 장애

 : 17개월 전, 커튼콜을 앞두고 일련의 추락 사고를 겪었다.

  3층짜리 객석이 딸린 거대한 공연장에서, 자신이 선 곳은 천장 구조물과 거의 맞닿은 공간이었다. 

  손가락 하날 움직이는 것이 재활 훈련이던 시절이다. 정말이지, 제 세계관처럼 극적인 회복 과정을 거쳤다.

1-1. 6개월 전, 비록 전적으로 간병인을 의지해야 했지만, 겨우 걸음을 옮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저와 친한 친구들이 머지않은 퇴원을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닌가.

  덕분에 회의를 가장한 소란이 한바탕 일었는데, 갈수록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 국회 싸움과 맞먹었다.

  어쨌거나 회의는 위인전으로 합의를 봤다. 위인전으로! 이보게들, 자네! 내 살아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겐가?

  그러나 항의를 들어먹을 친구들이 아니었다. 그 즉시 편찬 위원회가 꾸려졌다. 

  위원회의 행로는 결과물을 내기까지 막힘이 없었고, 실제로 출간에 성공했으나, 그 후 다시금 작은 소란이 있었다.

  아니. 자네들이 그러고도 내 친구라 일컬을 자격을 주장할 줄은 몰랐는데 하며 절교를 하니 어쩌니……. 

1-1-1. 결론적으로, 스폰서 하나 없는 사비 출판이라는 점과 인쇄 부수가 10권을 넘지 않은 것을 갸륵히 여겨 달라는

  친구들의 진정서 제출(을 가장한 너스레)이 있었다.

  이 때문에 관계 파멸은 면하였으나……그중 몇 권인가는 팬들에게 팔린 모양이다.

1-1-2. 판매량은 알았다간 민망해 죽을 것 같은 마음에 찾아보지 않았다.

1-3. 이때 입은 부상은 전신에 흔적을 남기고 갔다. 걸음이 불안정하다.

  계단을 오르내릴 순 있으나 경사진 곳은 걷지 못한다. 운전하며 자전거를 타지만 달릴 순 없다.

  무릎을 모아 끌어안고 앉을 수 있다. 그러나 꿇지 못한다. 손에 많은 힘이 들어가지 않아 무언갈 놓치기 쉽다.

  장시간 서 있기 힘들다. 등받이 없는 의자엔 앉지 못한다. 덕분에 옛날 취미 하날 영영 포기해야 했다.

 

2. 직업

 : 20살 무렵, 처음으로 무대에 섰다. 관련 분야를 공부한 적도 없고, 연기력조차 검증되지 않은 신인이었음에도

  퍽 비중 있는 배역을 받았다. 듣기 편안한 울림이 있는 목소리, 괜찮은 연기 실력, 독특한 출생 중 무엇 덕분인지는

  지금껏 저도 알지 못한다! 초연은 흥행했으며, 그 이후론 줄곧 큰 무대에서 중요한 인물을 연기했다.

  어느덧 남부럽지 않을 경력이 쌓였다.

2-1. 현재는 잠정적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몸뚱어리며 건강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아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처음부터 아덴에게 연기란 취미 생활이었다.

  일하지 않더라도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이 있다.

2-1-1. 윗 사실이 밝혀지고 난 뒤, 얼마간 재수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3. 신분

 : 현대에 와선 허울이 아닌 다른 역할을 찾기 힘들지만, 그는 영국의 귀족이다.

  엄밀히 말해 남작 작위 계승 예정자로, 공인된 작위 중 귀족이 아닌 준남작과 훈작사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것.

3-1. 애초 태어나기를 남작가의 일원으로 났다. 그러나 삼남으로, 제게 작위가 세습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이때 사용한 성이 몬머스Monmouths다.

3-2. 그럼에도 예정자가 될 수 있던 것은 2년 전 결혼을 이유로 한다.

  상대는 론다커 남작가의 독녀였는데, 우습게도 시대상에 답지 않은 중매 결혼을 했다.

3-2-1. 가문의 이름이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며 데릴사위를 요구받았으나, 몬머스 측은 태평했다.

  적어도 아덴은 그랬다. 22살. 결혼을 동경하기에도 바쁜 나이다. 더구나 타인에게 연인의 감정을 느껴본 일,

  유년 시절 성급히 함께할 미래를 약속한 일 한 번 없던 터다.

  이 또한 언젠가 사랑이라 부를 것이 되겠지. 께름직할 것이 없었다.

3-2-2. 론다커 측은 어떤 형태로든 반대가 있으리라 생각한 모양이던지,

  직후 혼담의 긴장은 봄볕 아래 서리마냥 사라졌다.

3-4. 비록 2년씩이나 지난 지금도 바뀐 성씨가 익숙지 않아 종종 애를 먹지만. 

 

4. 가족 관계

 : 자신과 시댁의 어른들이 전부 살아 있는 관계로 꽤 대가족이다.

1. 성씨로 몬머스를 따르는 형제자매가 셋 있다. 위로는 감히 덤비지도 못할 나이 차를 둔 형이 둘,

  두 살 터울의 여동생이 하나다! 형들은 각각 39세와 37로 불혹을 목전에 두고 달린다.

  덕분인지, 조카만 세 명이다. 그중 한 명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작고 귀엽다.

1-1. 큰 형은 의류 사업을, 작은 형은 유전학 연구를 한다. 동생은 음악 공부 중이다. 이 중 자신이 가장 만만하다.

  그 예시로, 동생이 혼자 공포영화를 보기 무서울 때 불리는 것은 언제나 자신이다.

  동생은 짧게 애논Aenon이라 부른다. 이래 뵈어도 친하다.

2. 부인은 저보다 네 살 연상이다. 재밌는 것이, 제 동생과 같은 학교엘 다닌다.

  덕분에 두 분 입 단속하느라 하루하루가 힘들다.

  아! 만나서 내 험담하지 마! 부인의 이름은 밀레 아드리아 론다커Mile Adriat Rhonddacy.

2-1. 분명 이른 결혼이었으나 저 또한 두 살배기 아이가 있다. 한창 꼬물거리는 중. 이름은 필립Philip으로, 아들이다. 

2-2. 서로 결혼반지는 잘 끼지 않는다. 저는 공연에 서는 일이 잦은 만큼 낄 시간이 적어 그런지,

  되려 끼는 것이 불편하단 이유다. 그치만 한 명만 끼고 다니면 어딘가 속상하니까 서로 끼지 않기로 했다!

  이게 또 비싼 반지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좋다! 대신 함께 찍은 사진이 제 지갑 속에 들어 있다.

2-3. 그 둘, 부부라기보단 친구 같았다.

 

5. 다른 것

 :

1. 타인은 보통 무엇무엇 씨라고 한다. 말투에 연극 대사 같은 단어들이 종종 들어 있긴 하지만,

  아주 깍듯한 존댓말을 쓴다.

1-1. 하지만 어지간히 친한 사이가 되면 태도가 돌변하는데, 저 쓰기에 편하다며 부르는 호칭부터 '자네!'가 된다.

  친구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과장스럽다는 총평이다. 단순히 안면이 트인 사이가 아니더라도,

  예를 갖출 자리가 아니라면……바뀐다. 편하니까! 빠르고 뒷끝 없는 태세 전환!

2. 가끔 흡연한다. 목에 나쁠 걸 알아 정말 가끔. 한 갑을 일 년 남짓 쓴다. 담배의 종류를 따지진 않는다.

3. 가만히 멍 때리다 '고양이….' 하는 말버릇이 있다. 이외에도 혼잣말이 잦다.

3-1. 사실 원래 말이 많다.

4. 현재는 부인과 아들, 갈 곳 잃은 제 친구 한 명과 함께 살고 있다. 

5. 최근 종이접기에 취미를 붙이는 중.

6. 검은색 뱀 가죽 지갑과 립밤을 갖고 다닌다. 진위는 알 수 없지만, 독사의 가죽이라 들었다. 립밤은 소다 맛이다.

7. 휠체어는 가급적 타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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