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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할 짓? 그건 내가 결정해."

그레첸 (Gretchen)
20세 | Female | 155cm | 무직

외관

*@km_T_GB 지원 입니다.

그 애는 모든 생명체가 잠들어버린 고요한 겨울에 홀로 서 있는 사람같아요.

그 애는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에 매미 소리는 물론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는 평야에 서 있는 사람같아요.

그 애는 그 애가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서 있어서 이질적인 사람같아요.

 

그 애는요, ... ... 

 

시작해봅시다. 그 애, 그레텔이 아닌 그레첸의 이야기.

155cm 42kg

 

그 애는 20살의 체구 작은 여자애예요. 백오십오 센티미터에 사십이 킬로그램,

평균에 아슬하게 못 미치는 키와 표준에 아슬하게 못 미치는 몸무게를 가졌어요.

그 애의 발이며 손이며 작은 편에 속하지만 뼈대가 굵어 타인의 것과 대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부분이에요.

그 애의 몸선은 부드럽고 강인한 느낌을 주어요.

가장 부드러운 곳은 매끄럽게 굴곡져 들어가는 가슴과 허리이며 가장 날 선 곳은 뻗어나가는 팔과 다리죠.

그 애의 팔다리는 짧지 않아요. 그 애의 마른 체형은 뼈대에 살보다 근육이 붙어 단단해보여요.

그마저도 추운 겨울의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입은 블라우스, 검은 슬랙스 바지, 이따금 신는 구두 혹은

즐겨 신는 운동화, 코트 등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는 않는 부분이에요.

조금이나마 살갗이 드러난 곳마다 옅은 갈빛 피부가 눈에 띄어요.

보드라워 보이는 살결을 따라 곳곳에 상처가 난 건 아쉬운 점이지만, 어쩌겠나요. 그 애가 자기관리를 소홀히 한 것을요. 애의 왼쪽 손등에는 나비 문양의 문신이 있어요. 

 

그 애의 옅은 갈색빛 머리카락은 가슴을 조금 넘긴 길이예요. 앞머리는 없어 훤히 트인 이마가 매력적이죠.

그 애의 날카로운 눈매는 짙은 쌍꺼풀 덕에 바닥을 향할 때나 정면을 향할 때나 내내 날카로운 분위기네요.

그린 것처럼 반듯한 눈썹이며 눈꺼풀 끝에 매달린 속눈썹이 어두운 갈빛을 발하고 오똑한 콧대는

그 애의 시선을 따라 방향을 잡아요. 그 애의 입술은 얇상하니 붉은 빛을 띠고 있어요.

그 애의 눈동자는 푸른빛 도는 녹안 혹은 색소 엷은 벽안이에요.

그 애,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턱선이 얇은 걸 봐서 인상은 확실한데 기억에는 잘 남지 않죠. 참 이상한 일이에요.

 

이곳에 누가 있었나요?

 

이질적인 존재는 흔적을 남길 수 없어요.

성격

이질적인 존재. 고요한 겨울 밤. 명료한 언행. 열망. 불화를 만들고 싶지 않은. 형식적인 다정. 무미건조한.

 

그레첸은 어딜가나 이질적인 존재로 자리잡았어요.

이질적인 분위기는 보통 주변 분위기와 다른 점이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해요.

항상 고요하고 차분해서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고,

많은 사람들과 안면은 있되 깊게 얽힌 사람은 적었답니다.

그나마 아주 없는 편은 아니어서 그 이질적인 분위기를 조금씩 탈피하고 있지만요.

 

그 애는 어쩐지 감정적으로 결여된 부분이 분명 있어보입니다.

바라는 게 크고 강하게 바라다 보니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바라봐 어긋나는 부분 또한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말이 안 통한다거나 하는 애는 아니니 대화를 통해 설득은 가능하답니다.

애정적으로 큰 결핍을 보이고 공감대 형성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 애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불필요한 감정 싸움이라던지, 불필요한 몸 싸움이라던지.

하여튼 상대와 불화를 만드는 건 서로 힘들기도 하고 끔찍하게 싫어합니다.

그렇기에 사람의 말을 무시하는 법이 정말, 없지요.

말을 걸면 답을 해주고 오히려 그레첸 쪽에서도 먼저 말을 붙이기도 하는...

나름의 사회성은 갖추고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항상 말이며 행동이며 명료하게 해 헷갈리게 하는 법도 없습니다.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 하면 하고 안 하면 안 하고. 이 정도는 기본이 아니던가요?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 애는 어느 겨울 혹은 쨍한 여름에서의 이질적인 존재같아요.

그 애의 목소리는 항상 평온한 어조여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따금 아주 환하게 웃을 때가 있는데 그 주변까지 환해지는 착각이 일 정도로

어여뻐 자주 웃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왜 그리도 웃질 않던지.

평소 짓는 미소는 상대에게 베푸는 형식적인 다정처럼 느껴지기만 해요.

뭐, 그래도 사람을 내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겠죠.

기타

01.

 

- 0113. Capricornus. Garnett. Narcissus.

- Female. U.S.A. Rh+ O. 155cm 42kg.

- Gretchen. 그레첸의 이름은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가 아이일 적에 지어주셨어요.

  요즘 세대에 맞지 않게 알파벳을 잘 모르던 아버지가 '헨젤과 그레텔'의 그레텔을 쓰려다가,

  여기저기 철자가 빠지고 틀려 그레첸이 되어버린 슬픈 사연이 있답니다.

 

 

02.

 

- 그 애의 가족은 세 명이었어요. 친인척 하나 없이 부모님 아래 외동으로 사랑을 독차지하던 애였죠.

- 지금은, 아무래도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절대 가족의 이야기는 먼저 꺼내는 법이 없었으니까요.

 

 

03.

 

- 학문적으로 지식이 많이 부족해 보이는 걸 보아, 그렇게 배우지는 못한 것 같은데...

  지식은 조금 부족해도 힘은 곧잘 쓴답니다. 그 애가 배운 건 책 읽어 배울 수 없는 것들이었으니까요.

  웬만한 남자아이들 만큼 힘이 좋고 몸집이 작아 움직임이 재빨라요.

  몸의 이곳 저곳에 상처가 있지만... 괜찮다고 합니다.

 

- 배우고 싶어하는 욕심...은, 없진 않아보였어요.

  아무래도 바라는 것이 확실히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배움과도 간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렴 당장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배우고 싶어도 못 배우는 게 아닐까요?

 

- 그 애는 머리가 좋아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면 빠르게 습득하여 활용 및 응용까지 가능하기도 해요.

  일찍이 가르침을 받고 자랐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04.

 

- 직업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보통은 일하지 않는다고 답하는데...

  가족도 없어보이는 사람이 일하지 않고 어떻게 혼자 먹고 살 수 있겠나요?

 

- 그 점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가끔, 패스트푸드점이나 체인점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하더군요.

 

 

05.

 

-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태도, 닥친 일을 회피하고 도망치는 것,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을 불리한 제도,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뛰어드는 행동 ... 이런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 반면에 조금이라도 희망이 보이는 상황만큼은 좋아하는 편이어서 신중한 결정을 하지 않고

  충동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답니다.

 

-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06.

 

- 톡 쏘기도 하고 조곤조곤하기도 한 말투.

  목소리는 가늘어 음의 높낮이가 확연해 티내지 않으려고 고저를 유지하는 편이에요.

  거친 말과 욕설 등을 종종 사용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예쁜 말을 사용하라며 핀잔을 주는,

  자기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죠.

 

- 얼마나 자신을 생각하지 않던지. 혹은 바라는 것을 위해서라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건지.

  살 수 있을 정도로만 먹고 자는 것이라도 되는 양 건강 자체가 아주 좋아보이지 않았고 불면증도 겪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그 누구보다도 강인해보이는 건 착각이 아닌 것 같네요.

 

 

07.

 

- 손톱을 물어뜯어 엉망으로 만들고 엉망이 된 손톱을 다시 어여삐 다듬는 게 취미예요.

 

- 습관적으로 목 언저리를 긁어내는데, 손톱의 상태가 성하지 않을 때 꼭 상처가 났어요.

 

- 머리를 허리까지 기른 뒤 턱끝까지 잘라내는 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특징이랍니다.

 

 

08.

 

- Q. 신을 믿어요?

- A. 신이 있었다면 이런 살아있는 지옥을 가만 냅뒀을까.

 

- 그 애는 신을 믿지 않아요. 오히려 신을 원망하고 있죠. 이상하지 않나요?

  신을 믿지 않으면 그 존재도 믿지 않아야죠,  도로시! 없는 걸 원망하는 건 책임을 돌리는 것뿐이에요.

 

 

09. 응모권

 

- 이 종이를 발견한 건,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던 때였어요.

  바닥에 굴러다니는 그 흔한 종이 쓰레기들 중에서 유독 고급스러워보이는 게 있어 주워보았더니, 응모권이었던 거죠.    Betting Roya. 인생을 뒤바꿀 최고의 기회! ... 인생이 이런 걸로 쉽게 바뀐다면

  그레첸의 인생은 진즉 바뀌지 않았을까요? 그리 생각하면서도,

  이런 것들만 보면 왠지 모르게 작성을 하게 되는 게 사람 심정인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응모권에 Yes를 체크하고 사인을 했으니까요.

 

- 인생을 뒤바꿀, ... 그것이 그레첸이 진정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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